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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할슈타트 및 고사우, 여행기록 3편

여행일지 및 생각

by Loonsoo 2025. 1. 12.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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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슈타트 및 고사우, 여행기록 3편

오스트리아 여행 중 가장 기대했던 순간이 찾아왔다. -물론 이날도 날씨 요정은 없었다- 체스키크롬로프에서 하루는 보낸 후 할슈타트와 고사우 투어를 위해 설렘 가득한 마음으로 아침 일찍 투어팀에 합류했다. 오스트리아 잘츠카머쿠트 -쉽게 생각하면 잘츠부르크 지역- 까지는 두세 시간 정도 달려야 했는데 경상도 출신의 가이드분이 친숙한 사투리로 이야기를 풀어내시며 현지의 숨은 이야기들을 들려주셨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게 이동할 수 있었다.

고사우 가는길

잘츠카머구트(Salzkammergut). 처음 들어보는 이 지역명은 잘츠부르크를 포함하는 광역 지역을 일컫는 말이라고 했다. 우리나라로 치면 경상도 같은 '도' 개념이랄까. 이곳의 특징은 수많은 호수가 있다는 것이다. 사실 오스트리아 전체가 호수가 많기로 유명하지만, 특히 이 지역은 'See'(독일어로 호수)로 끝나는 이름을 가진 호수들이 곳곳에 숨어있다. 볼프강제(Wolfgangsee), 문제(Mondsee) 등 각각의 호수마다 저마다의 매력적인 이야기를 품고 있다고 한다. 또한, 알프스하면 대부분 스위스를 떠올리지만 오스트리아 역시 알프스가 많이 포함된 나라로서 여러 호수 주변으로 관광지와 휴양지가 많고 그렇게 멀리 떨어지지 않은 인스부르크 지역은 스키여행을 많이 간다고 한다. 알프스에서의 스키라니..?

할슈타트 호수 (건너편에는 성이 있다)

오스트리아 여행을 계획할 때 주변에서 그다지 볼게 없다고들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현지 이야기도 듣고 또 직접 와서 보니 자연경관 위주의 여유로운 여행을 좋아한다면 오스트리아는 정말 실패 없는 여행지가 될 것이다.-비엔나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할슈타트 호수2

우리가 방문한 할슈타트(Hallstatt)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지이지만, 가이드의 말씀으로는 '마케팅의 승리'라고 한다. 실제로 방문해 보니 왜 그런 말을 하셨는지 이해가 갔다. 거리는 전 세계에서 온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볐고, 점심시간에 식당 또는 카페를 찾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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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슈타트의 모습들

그래도 할슈타트는 할슈타트였다. 호수 근처를 걸으며 볼 수 있는 풍경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고, 비가 오고 구름도 많았지만 알프스산에 둘러싸인 호수와 마을의 모습은 더할 나위 없이 평화롭고 차분했기 때문에 잠깐이었지만 마음의 휴식을 가질 수 있었다.

할슈타트 호수앞에서의 노상

할슈타트에서는 운 좋게도? 호숫가에 있는 테이블에 앉아서 투어에서 만난 부부와 함께 피자를 먹었다. 하와이안 피자의 맛은 그저 그랬지만, 알프스의 호수와 산들을 바라보며 먹는 식사는 낭만이 가득했기 때문에 맛은 중요하지 않았다. -맛도 있었으면 물론 좋았겠지- 가게 된다면 피자는 거르는 게 좋아 보인다.비싸고 맛없다.

고사우 호수

흥미로운 것은, 이 지역에는 할슈타트 못지않게 아름다운 장소들이 많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꽃보다 할배'에 나왔던 장소들도 바로 이 근처에 있고, 심지어 히틀러의 별장(Eagle's Nest)도 이 지역에 위치해 있다. 단지 관광 정보의 부재로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할슈타트에만 몰리는 것이 아쉬웠다.

고사우1

그리고 또 하나의 목적지 고사우(Gosau)는 정말 놀라웠다. 이곳으로 향하는 길 자체가 한 폭의 그림 같았는데, 알프스의 웅장한 봉우리들이 하늘을 찌를 듯이 솟아있고, 맑은 호수는 거울처럼 그 모습을 완벽하게 비춰내고 있었다. 투어팀 일행들과 서로의 모습을 담아주며 보낸 시간은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다.

고사우2

이번 투어는 35만 원이라는 비용이 들었는데, 혼자서도 다녀볼 수 있지만 교통편을 알아보고 이동하는 것이 꽤나 복잡할 것 같았다. 가이드께서 알려주신 팁 하나는, 투어 예약 시 플랫폼을 통하지 않고 가이드에게 직접 연락하면 15-20% 정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플랫폼 수수료가 그만큼 높다고 한다.

유럽에서 처음보는 파란하늘

이번 유럽 여행에서 처음 봤던 파란 하늘이다. 오랜만이 보는 파란 하늘이 너무 반가워서 기분이 좋아졌다. 푸른 하늘이 이렇게 소중했던가.. 이미 사진을 찍었던 곳에서 파란 하늘과 함께 다시 사진을 마구 찍어댔다. -사실 날씨 때문에 사진들이 그리 이쁘지 않은 건 사실이다. 꼭 다시 온다..-

근처 다른 호수

잘츠부르크로 돌아오는 길에 가이드께서 이 지역의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들려주셨다. 이곳의 소금(Salz)이 약품 제조에 사용된다는 것, 초원의 마시멜로처럼 보이는 것들이 사실은 고가의 유기농 볏짚이며 농부들이 이것만으로도 일 년을 산다는 이야기 등 소소하지만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끊이지 않았다.

투어를 마치고 돌아가는길

다음에 이 지역을 다시 찾는다면, 할슈타트보다는 덜 알려진 히틀러의 별장이나 다른 호수들을 찾아보고 싶다. 관광지의 북적임보다는 알프스의 장엄한 자연 속에서 진정한 휴식을 누리고 싶다. 잘츠카머구트는 분명 한 번의 방문으로는 모든 매력을 담아내기에 부족한 곳이었지만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음 목적지인 잘츠부르크로 향했다.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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